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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0 - 누구에게나 덕심은 있다

쓸모아빠 2022. 4. 9. 23:22

'입덕'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한자로 '들 입(入)'과

일본어 '오타쿠'(오덕후 -> 덕후로 변형)의

'덕'을 가져와 기묘한 결합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소위 '오타쿠'라고 하면 갖게 되는 이미지가

그다지 달갑지 않았는데,

이제는 '덕후'가 가지는 의미가 확장되어서

특정 분야나 인물 등 여러 가지의 곳에서

쓰이고 있기 때문인지 

제법 많이 들리고 보이는 것 같다.

변형된 말로 쓰이고 있는 '덕후'는

뭔가 구수한 누룽지맛 사탕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흔한 편의점 안내 문구>

 


<BTS도 피할 수 없는 덕심>


요즘 다시 포켓몬 빵 유행이

엄청 몰아치고 있는 중이다.

편의점마다 빵은 품절 사태라고

기사가 나온지는 한참 되었고,

BTS 멤버가 쏘아 올린 게시물 한 장에

빵 제조사의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심지어 '띠부띠부씰'을 만드는 회사가

망해가기 직전에 되살아 났다는 말도 있고,

빵의 제조사 직원이 스티커 횡령을 하다가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건 무슨....)

나도 어릴 적 제법 모았던 '띠부띠부씰'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았을걸...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아이들도 그렇지만

추억과 재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나와 비슷한 세대(80년대)들이

유행의 주축이 되는 중이라는 것.

한편으로는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라고 이유모를 위안이 들기도 했다. 

사실 나도 포켓몬빵 띠부띠부씰을 모을까 하고

잠시 찾아보았는데 매우 쉽지 않아서 

그저 관망하고 있었다.

대신 오래전에 잊었던 추억을

다시 꺼내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빵대신 게임을 다시 해봤다>


한때 유행이 엄청났던 '포켓몬 고' 게임.

한국의 태초마을(속초)까지 가서

레어 타입 포켓몬 잡겠다고 했다가

아내에게 반려 먹은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렇다.

이것은 띠부띠부씰 풀세트를 모으지 못한

수줍은 덕후의 발버둥이라고나 할까...?


<포켓몬 카드마저 품절되어 간신히 당근 성공>


심지어 유행은 카드마저 품절시켜 버렸다.

학교에서 포켓몬 카드 열풍이 불었는지

생일선물로 가지고 싶다고 하기에 

제법 큰 마트에 들렸는데 

진작 품절이 되어버린 지 오래였고,

결국 당근으로 중고거래를 해서

모셔올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예전에 '허니버터칩' 대란과는 또 다른

캐릭터 브랜드의 힘과 추억이 연결되어

엄청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이런 대유행의 중심에는

'덕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기업은 '입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놀라운 것은 강제로 안된다는 것...)

'덕후'를 위한 콘텐츠와 상품을 가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무엇인가를 빠져들어서 

너무나도 좋아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요즘 드는 생각에

불혹이 다가와도 이길 수 없는 것이

'덕심'인 것 같다.

나처럼 '수줍은 덕후'도 

활활 불타는 '열정의 덕후'도

세상에는 참 많은 것 같다.

아마도 당분간은 '입덕'과 '덕심'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될 것 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