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나는 일방통행이 불편하다.
어떤 동네에 가면 도로 전체가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서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많다 보니
차라리 안 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는
늘 일방통행이라 한참을 돌아서
도착하곤 했다.
심지어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함을 겪었다.
일반적으로 내린 곳의
길 건너 어디쯤을 가면
다시 돌아가는 노선을 찾게 되는데
일방통행인 동네는
그것도 쉽지 않았다
이쯤 되면 일방통행을
누가 만들었는지
짜증이 날만도 하지 않은가?
사실 이렇게 일방통행이
불편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 맘대로 주행을 못하기 때문이다.
# 2.
아이들과 있다 보면
가타부타 말이 많아지는 나를 본다.
(사실 말보다 샤우팅에 가깝다)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마라,
옷 입어라, 세수해라, 치카해라,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라,
뛰지 마라, 던지지 마라, 하지 마라.
아마도 아니 확실히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에 대한
반감과 의문이 생긴다.
그런 반감과 의문을
이유불문 안돼! 하고
대화를 끝내기만 하면
아이들은 왜 그런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기회를 놓친다.
특히나 우리 아이는 안된다고 할 경우에
항상 자신의 수준에서 이해를
시켜주어야 넘어갔던 녀석인지라
더욱 그런 점을 느끼곤 했다.
그렇게 나도 자연스럽게
아이의 관점에서
의문에 대한 답을 주는 게
맞는 방향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맘대로 하려는 아이에게
안된다고 이야기하면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아들, 아빠가 안된다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야.
# 3.
내가 일방통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도로에서보다
인간관계에서 더 크다.
그리고 굳이 따져 말하자면
일방통행의 불편함보다
역주행이 정말 싫다.
사람의 타고난 본성인지
뭐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 지는 게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인 걸까?
그렇게도 일방통행이라고 써도
역주행을 하는 사람이 꼭 있다.
(네, 그게 접니다.)
물론 나도 멋모르고 역주행을
해본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불편함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편이다.
그런데 불편함을 주는 일방통행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보행자 입장에서는
한쪽 방향만 신경 써서
차량이 오는지 확인하면 되고,
운전자 입장에서도
반대편에 차량이 오면
좁은 골목에서 비켜주느라
곡예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물론 내 생각일 뿐이다)
나름의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도로에도 일방과 쌍방이 있듯이
인간관계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상황이라면,
더욱 통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좁은 골목의 일방통행을 지나
쌍방통행의 큰 도로로 나오기까지
다소 불편하겠지만
역주행만큼은 참아주면 좋겠다.
제발 빨리 가겠다고
제멋대로 역주행하지 말고
제 방향대로 주행을 해야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다.
기억하자.
일방통행의 반대편엔
진입금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