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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봄/일상써봄

#220418 - 너의 이름은?

<집 근처 유수지 공원>


벚꽃이 지면서

드디어 본격적인 봄이 시작이다.

휴일이면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유수지를

종종 방문하곤 한다.


이맘때쯤이면 항상 유수지는

잔디와 잡초를 정리하고,

보호대를 설치하고,

씨앗을 뿌리는 등 관리를 하시더라.

 

정확히는 ‘유수지 생태공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봄기운을 느끼며 산책하다 보니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그만큼 관심이 없었겠지…)

팻말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팝나무, 이팝나무,
물푸레나무, 덜꿩나무.

그저 예쁜 꽃, 나무가 아닌

다들 각자의 이름과 뜻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마치 사람마다 각자의

이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꽃과 나무도 각자가

가진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가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내 이름의 의미처럼

삶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을까?


꽃, 나무와 나의 차이가 있다면

어쩌면 이 것이 아닐까?

이름이 먼저냐, 이야기가 먼저냐? 

 

어떤 의미나 이야기를 부여하고,

그것을 함축하여 짓는 이름을 갖는 것은

꽃과 나무.

이름부터 가지고 나와서

(물론, 각자 의미는 있지만...)

삶을 통해 더 넓고 커다란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은 사람이 아닐까?

마치 게임의 확장팩, 버전 빌드업처럼 말이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이름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사람이든 꽃, 나무이든 간에.

 

이름도 뜻도 모르고 만났지만

섭섭하다는 말 하나 없이

사진 배경으로 찍혀주었던

꽃나무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다음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처음 보는 꽃나무에게 물어봐야겠다.

'너의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