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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220409 - 토요일은 쉬는 날 얼마 전에 초딩 4학년 된 분은 요즘 들어 매주 같은 말을 한다. "아빠, 토요일은 쉬는 날이에요" 이게 무슨 말인고하니 자기는 집 밖에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뒹굴거리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보면 된다. (진짜 한 발도 안 나가긴 하더라...) 처음에 그렇게 말을 했을 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문득 이유가 궁금해져서 한번 물어 본적이 있었다.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월화수목금 매일 집 밖에서 다녀서 다리도 아프고 토요일 하루는 아무것도 안 하고(물론 공부를) 그냥 푹 쉬고 싶어요" 아내에게 이 말을 전해주면서 너무 웃기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사실 매일 방과 후에 학원 가고 또 돌아와서 숙제까지 마치면 마치 직장인들처럼 주 5일제로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니 힘든 것이 마.. 더보기
#220410 - 누구에게나 덕심은 있다 '입덕'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한자로 '들 입(入)'과 일본어 '오타쿠'(오덕후 -> 덕후로 변형)의 '덕'을 가져와 기묘한 결합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소위 '오타쿠'라고 하면 갖게 되는 이미지가 그다지 달갑지 않았는데, 이제는 '덕후'가 가지는 의미가 확장되어서 특정 분야나 인물 등 여러 가지의 곳에서 쓰이고 있기 때문인지 제법 많이 들리고 보이는 것 같다. 변형된 말로 쓰이고 있는 '덕후'는 뭔가 구수한 누룽지맛 사탕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요즘 다시 포켓몬 빵 유행이 엄청 몰아치고 있는 중이다. 편의점마다 빵은 품절 사태라고 기사가 나온지는 한참 되었고, BTS 멤버가 쏘아 올린 게시물 한 장에 빵 제조사의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심지어 '띠부띠부씰'을 만.. 더보기
#220408 - 일방통행의 반대편은 진입금지이다. # 1. 나는 일방통행이 불편하다. 어떤 동네에 가면 도로 전체가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서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많다 보니 차라리 안 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는 늘 일방통행이라 한참을 돌아서 도착하곤 했다. 심지어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함을 겪었다. 일반적으로 내린 곳의 길 건너 어디쯤을 가면 다시 돌아가는 노선을 찾게 되는데 일방통행인 동네는 그것도 쉽지 않았다 이쯤 되면 일방통행을 누가 만들었는지 짜증이 날만도 하지 않은가? 사실 이렇게 일방통행이 불편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 맘대로 주행을 못하기 때문이다. # 2. 아이들과 있다 보면 가타부타 말이 많아지는 나를 본다. (사실 말보다 샤우팅에 가깝다)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마라, 옷 입어라, 세수해라, 치카.. 더보기
#220407 - 좋은 게 좋은 거다? [Think] 좋은 게 좋은 거지. 나와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말이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할 수 없지만 그저 인간관계이든 일을 하는 것에서든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별거 있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살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사실 나는 그런 점에 있어서 그다지 많은 고민 해본 적이 없었다. 이래도 나쁘지 않고, 저래도 괜찮고, 그야말로 좋은 게 좋은 거였으니까. 물론 고민만 많이 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나에게 있어서 좋은 게 좋은 거지는 어느 한쪽으로도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게 너무나도 싫었던... 일종의 게으른 선택이었다. 물론, 굳이 좋은 모양으로 포장해보자면 중용.. 더보기
#220405 - 쓸모 있는 삶 올해로 넘어오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 '나는 얼마만큼 쓸모가 있는 사람일까?' '쓸모가 있다면 어디에 있는 걸까?' 이런 생각들이 불현듯 찾아왔었다. 지금 블로그의 이름과 테마도 아마 그때쯤 이런저런 생각에 젖어들어서 만들었던 거 같다. 당장에 쓸데없는 것에도 관심이 있고,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것을 즐겨하는 나로서는 '쓸모'라는 말 자체가 주는 의미가 크게 와닿았다고나 할까? ㅎㅎ 그 당시에 사둔 책들 중에서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쓸모라는 단어가 나의 시선을 끌어 잡았던 것 같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건, 기록을 통해 내 경험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쓸모도 찾을 수 있을 거고요.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으니까요.. 더보기
#220404 - 짓기의 즐거움. 새삼스레 생각이 난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 손으로 밥을 짓게 된 날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한다. 어머니가 몸살로 앓아누우셨는데 철이 없어 집안일을 도울 줄 몰랐던 나는 무작정 생각난 게 '밥'을 지어야 된다고 여겼나 보다. 쌀을 3번 헹구어내고 물을 부어서 손등까지 올라오게 물을 맞추고, 압력솥 뚜껑을 꽉 잠그고 나서 솥의 추를 바로 세우고 센 불로 15분 가열한다. 솥의 추가 빙빙 돌면서 기포가 올라오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잠시 기다린다. 이제 불을 끄고 속으로 3분을 세고 추를 숟가락으로 톡 쳐서 김을 빼낸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전부였다. 다행스럽게도 처음치고 밥은 잘 만들어졌고, 그때 느낀 뿌듯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때 지은 밥이 생에 가장 큰 효도였기 때문..... 더보기
#220403 - 식구가 늘었다(feat. 줄장지뱀) 며칠 전 아내가 보내온 카톡 메시지 하나에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왜냐면... 바로 이 녀석 때문이었다. 점심 산책을 나갔다가 도보에서 마주쳤다고 한다. 아니, 무슨 도마뱀을 포켓몬 잡듯이(?) 데려왔는지... 찾아보니 이 녀석은 도마뱀이 아니라 장지뱀과 이며, 대충 도마뱀의 아종 같은 격인 듯하다. 이미 곤충과 파충류 좋아하는 아들 덕분에 집에 두 마리의 도마뱀을 기르는 상황에서 또 식구가 늘어나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근데 가만 보니 이 녀석 보호대상 종인 듯.(휴, 다행...?) 구글링 해보니 보호 대상 해제되었다고 하는 말도 있지만 정확하지 않아서 며칠 관찰하고 방생해야 될 듯하다. 자, 이제 남은 건 키우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 난 아들 녀석을 달래는 일만 남았는데. .. 더보기
#220402 - 체증 업무상 운전을 정말 많이 하게 되는 나에게 가장 싫은 단어를 고르라면 생각나는 단어. 바로 '체증'이다. 물론 음식을 먹고 생기는 체증도 매우 고통스럽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교통체증만큼 자주 겪는 일이 아니고, 상대적 체감 빈도가 적으니까 덜 힘들게 여겨지는 것 같다. 거기에 '소화제'라는 약도 있으니까. 물론, 급체하면 약도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건 예외라고 두자. 근데 앞서 말한 두 종류의 '체증'과는 또 다른 녀석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사람 체증'이다. 두 종류의 체증과 비슷하면서 또 다른 녀석. (마치 달고나 우산 모양 같은...) 대부분 교통체증의 경우 합류지점의 병목현상, 다중 신호 구간, 공사 구간, 교통사고 등의 다양한 추측과 짐작이 가능하다. 해결방법도 사실 딱히 어려울 것이 없..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