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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봄/일상써봄

#220418 - 너의 이름은? 벚꽃이 지면서 드디어 본격적인 봄이 시작이다. 휴일이면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유수지를 종종 방문하곤 한다. 이맘때쯤이면 항상 유수지는 잔디와 잡초를 정리하고, 보호대를 설치하고, 씨앗을 뿌리는 등 관리를 하시더라. 정확히는 ‘유수지 생태공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봄기운을 느끼며 산책하다 보니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그만큼 관심이 없었겠지…) 팻말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팝나무, 이팝나무, 물푸레나무, 덜꿩나무. 그저 예쁜 꽃, 나무가 아닌 다들 각자의 이름과 뜻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마치 사람마다 각자의 이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꽃과 나무도 각자가 가진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가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내 이름의 의미처럼 삶의 이야기를 써 내.. 더보기
#220416 - 기억하다. 올해도 봄이 오고 꽃이 잔뜩 피었다. 매년 신기함을 느끼게 되면서도 이상한 것은 작년에 어땠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는 점. (큰일인 건가... 이거...) 기억이라는 것의 흥미로운 점은 정확한 것 같지만(그렇게 느끼지만) 사실은 부정확한 기록이라는 것. 하지만 어느 순간 만큼은 그 무엇보다 정확한 기록이기도한 오묘함 때문이 아닐까?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강렬한 기억은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오래 남는다는 것을 보면 더욱더 신기할 따름이다. 나에겐 세월호가 그러했다. 어느덧 8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시간이 빠르게 지나고 있지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업무차 나갔던 상암동에서 커다란 전광판 화면으로 보았던 침몰 사고 화면이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 더보기
#220414 - 쓰다. 처음 아메리카노를 만났던 때가 생각난다. '와, 쓰다. 이걸 왜 먹지?' 물론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지경이지만 그때는 그랬었다. 옆에 있던 여자 친구(지금은 아내)가 '아직 인생의 쓴 맛을 덜봐서 그래...'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영 틀린 말도 아닌 듯 하다. ㅎㅎ 이제는 하루에 커피를 많게는 6잔씩은 먹고 있는데(업무상 과다복용도 한몫함) 이 정도면 거의 들이 붓는 수준인 거 같다. 단순히 쓴 맛에 적응했다기 보다는 모든 커피가 쓰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점이 나의 생각을 바꾸게 해 주었다. 예전 직장에 커피 맛에 일가견이 있던 선배를 따라서 고급진 핸드드립 커피를 만나보고 신세계를 경험했었다. 나에게 커피란 그저 '탄 콩을 우려낸 쓴 물'이었다. 단지 내가 몇 번 경.. 더보기
[Tip] 유튜브 프리미엄 결제 수단 업데이트 후기. 며칠 전 일이었다. 평소처럼 유튜브 뮤직을 켜는데 갑자기 프리미엄 결재하라는 정보가 뜨길래 이게 뭐지 했는데... 알고 보니 주 사용 카드를 바꾸면서 유튜브 계정에 등록된 하나카드가 정지되었고, 유튜브 프리미엄이 결제가 안된 것이었다. 그냥 어렵지 않게 '결재 수단 업데이트' 눌러서 변경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문제가 있었다. 모바일에서 안 되는 것 같아서 일부러 웹에서 접속해서 하는 중이었다. 아무리 카드번호를 제대로 입력해도 '카드 번호가 잘못되었습니다.'를 뱉어내는데(퉤!)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구글 계정에서 업데이트를 해서 해결했다. ㅎㅎ 같은 문제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설명대로 따라가면 해결되실 듯하다. 1) 우측 상단 프로필 'Google 계정 관리' 클릭! 2) 결제 및 구독 항목에서 '.. 더보기
#220412 - 가는 말이 곱다고 오는 말이 고운 법은 없다. # 1. 귀와 입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듣는 것도 좋아한다. 말을 하기 전에 생각하는 사람과 말을 하며 생각하는 사람과 말하고 나서 생각하는 사람. 타인의 말을 듣고 말하는 사람과 타인의 말을 들으면서 말하는 사람과 타인의 말이 들리기 전에 말하는 사람. 나는 과연 저 분류 중에 어느 쪽에 더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을까? 종종 스스로를 돌아볼 때가 있다. 누구도 극단적인 한 가지 형태로만 치우친 대화를 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모습이 경계선 어딘가에 걸쳐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흔하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아마도 탈무드) 귀는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이니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중요도가 높다. 라는 말이 있는 것이 생각난다. 그만큼 대화에 있어서 듣기가 우선이 되고 말하는 것을 신중하.. 더보기
#220411 - 그놈의 의미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다 그렇겠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어떤 것에 대한 의미부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I need some sugar I need something fake 천연 그런 거 몰라 자극적이게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 의미 그놈의 의미 어서 다 녹여줘 (babe) 명분과 의미. 일을 하다보면 특히 한국에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의미라는게 무색할정도로 마음과 감정이 앞서고, 의미와 상관없이 그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러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의미 없는 삶은 없다. 의미 없는 행동도 없다. 하지만 그놈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 꼭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있는 그대로 때론 돌아가는 상황 그대로 유연하게 받아들.. 더보기
#220409 - 토요일은 쉬는 날 얼마 전에 초딩 4학년 된 분은 요즘 들어 매주 같은 말을 한다. "아빠, 토요일은 쉬는 날이에요" 이게 무슨 말인고하니 자기는 집 밖에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뒹굴거리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보면 된다. (진짜 한 발도 안 나가긴 하더라...) 처음에 그렇게 말을 했을 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문득 이유가 궁금해져서 한번 물어 본적이 있었다.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월화수목금 매일 집 밖에서 다녀서 다리도 아프고 토요일 하루는 아무것도 안 하고(물론 공부를) 그냥 푹 쉬고 싶어요" 아내에게 이 말을 전해주면서 너무 웃기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사실 매일 방과 후에 학원 가고 또 돌아와서 숙제까지 마치면 마치 직장인들처럼 주 5일제로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니 힘든 것이 마.. 더보기
#220408 - 일방통행의 반대편은 진입금지이다. # 1. 나는 일방통행이 불편하다. 어떤 동네에 가면 도로 전체가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서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많다 보니 차라리 안 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는 늘 일방통행이라 한참을 돌아서 도착하곤 했다. 심지어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함을 겪었다. 일반적으로 내린 곳의 길 건너 어디쯤을 가면 다시 돌아가는 노선을 찾게 되는데 일방통행인 동네는 그것도 쉽지 않았다 이쯤 되면 일방통행을 누가 만들었는지 짜증이 날만도 하지 않은가? 사실 이렇게 일방통행이 불편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 맘대로 주행을 못하기 때문이다. # 2. 아이들과 있다 보면 가타부타 말이 많아지는 나를 본다. (사실 말보다 샤우팅에 가깝다)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마라, 옷 입어라, 세수해라, 치카.. 더보기